새벽 시선
박정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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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벽녘 신사동 사거리 큰길가와 골목을 가득 채운
깨는 중인지 취하는 중인지도 모르는 술 마신 청춘남녀들
비둘기 떼처럼 돌아다닌다. 젊어서 저러나 보다
한쪽 날개가 떨어진 매미 한 마리
콘크리트 바닥에 등 대고 누워 맴맴 팽이처럼 돈다
젊음이 아쉬워서 그러나 보다
괜한 시선으로 꼰대 소리 들을까 봐 눈 돌리며 지나다가
초록색 버스 한 대 바라보니 밤을 꼬박 새운 퇴근길,
선잠 깬 출근길의 승객들 모두 눈을 감고 있다.
어느 땀은 마르고 있고
어느 땀은 미리 솟고 있는 버스 안이 뿌옇다.
나는 찔끔 눈을 감았다 뜬다.
❚ 작가 노트
강남에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클럽들이 있는데 새벽에 큰길가와 골목을 가득 채운 술을 잔뜩 마신 청춘남녀들이 깨는 중인지 취하는 중인지도 알 수가 없지만 비둘기 떼처럼 돌아다닌다. 젊어서 저러는 것이겠지.
목청껏 소리 다 지른 한쪽 날개가 떨어진 매미 한 마리가 콘크리트 바닥에 등 대고 누워 맴맴 팽이처럼 돌고 있다. 청춘이 아쉬워서 그러나 보다.
괜한 시선으로 꼰대 소리 들을까 봐 눈 돌리며 지나다가 초록색 버스 한 대 바라보니 밤을 꼬박 새운 퇴근길이 있고, 선잠 깬 출근길의 승객들 모두 눈을 감고 있다. 어느 땀은 마르고 있고 어느 땀은 미리 솟고 있는 버스 안이 뿌옇다. 나는 몇 번 찔끔 눈을 감았다 뜨지만 앞이 뿌옇다. 모두 최선을 다 하여 사는 것 같아서 나도 답을 찾은 듯하다.
❚ 박정숙(朴靜淑) 시인은 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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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▲ 박정숙(朴靜淑) 시인 | ||
창원 출생으로 2019년 《영남문학》 겨울호 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등단했고, 영남문학상(2021), 계간문예작가상(2023)을 수상했다. 영남문학인협회, 한국문인협회, 국제PEN한국본부, 시향문학회 회원, 계간문예작가회 수석이사로 활동 중이다.
❚부울경뉴스 『오늘의 자작추천시』는 국내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 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.
김영미안 anteajun@naver.com
